기후변화가 아닌 기후 위기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
기후 위기(climate crisis)는 기후 비상사태(climate emergency) 또는 기후 변화(climate change)라고도 불리며 지구의 온도가 점차 올라가며 지구 곳곳의 기후 패턴이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20세기 이전에도 기온이 올라가는 일이 있었지만,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게 현대의 기후 변화는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기온상승을 측정한 데이터를 보면, 산업화 이전인 1850년~1900년(10년)의 평균 기온보다 2011년~2020년(10년)의 평균기온이 1.09°C 나 상승했습니다. 지상의 기온은 10년마다 평균 0.2°C씩 꾸준히 상승했으며, 2020년을 기준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1.2°C 더 온도가 올랐습니다. 1950년대부터 전 세계는 추운 날보다 따뜻한 날의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온난화는 예전에도 존재했으며 지금의 온난화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8~19세기에는 기온 상승이 전혀 없었습니다. 중세 온난기나 소빙하기 같은 온난화와 한랭화는 다른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지 않았으며 특정 지역, 특정한 시기에만 잠깐 발생하였습니다. (이때의 기온측정은 나무의 나이테나 아이스 코어를 이용해 추정합니다. 온도계는 1850년대부터 사용되었습니다)
선사 시대에 팔레오세-에오세 최대온난기 같은 전 지구적 온난화 현상이 있긴 했지만 지금 관측되는 기온과 이산화탄소 농도의 가파른 상승은 지구 역사상 일어났었던 그 어떤 기후 변화보다도 확연히 속도가 빠릅니다. 현재 기후 변화는 이산화탄소(CO2), 메테인 같은 물질을 방출해 발생한 현상으로, 이 온실 기체는 대부분 인간이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화석 연료를 태워 생성된 것입니다.
온실 기체가 기후 위기의 주된 원인인 이유는 지구가 적외선을 복사하여 상승한 열을 우주로 방출하려는 것을 온실 기체가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방출되지 못한 열은 지구에 그대로 남아있게 되고, 지구는 점점 뜨거워져 빙하가 녹게 만듭니다.
빙하가 녹는다는 것은 단순히 얼음이 녹는다는 현상만이 아닙니다. 지구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태양 빛을 반사하여 지구 온도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아주 커다란 물질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기에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빙하와 같은, 지구의 건강을 유지해주는 요소의 증발은 연쇄적이고 중첩된 변화를 일으켜 지구 온난화를 가속하고 이에 따라 인간과 지구의 모든 생물은 대처할 수 없는 환경에 불쑥 내던져지고, 위협적인 상황에 부닥치게 됩니다.
영구동토층은 녹고 있고, 동식물이 살 수 없는 사막은 점점 넓어지고 있으며 이례적인 폭염의 발생과 산불 횟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온 상승으로 강력한 허리케인이 태어나고, 각종 기상이변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육지는 물론이고 바다도 수온의 변화로 인해 산호초가 죽거나, 물고기들의 서식지 변화 생겨났습니다. 이처럼 육지, 바다, 대기 모두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하고 있어 지구의 종의 다양성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위에서 언급한 동식물만 위험에 처한 것은 아닙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농업의 생산량은 떨어지게 되어 식량 부족 현상을 겪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해수면의 상승과 강수량의 변화로 물 부족을 겪게 되고 산림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홍수 발생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인간에게 면역이 없는 새로운 질병도 빈번하게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언급한 내용들은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21세기 세계 보건에 가장 큰 위협으로 세계 보건 기구(WHO)가 기후 위기를 꼽았습니다. 인간은 인제야 뒤늦게 이 기후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온난화를 늦추려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만, 앞으로의 꽤 오랜 시간(수 세기) 동안 지구는 변화할 것이고 인간은 그에 따른 다양한 영향에 대처하고 살아남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한가지 예를 들면, 지도입니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육지의 몇몇 부분은 바다가 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특히 인천의 송도와 부산이 잠긴다 하여 재산적으로도 큰 피해가 예상됩니다.
지구는 지금 어느 정도까지 기온이 상승하였을까요? 약 1.2°C입니다. 숫자로 보면 아주 작은 수치에 불과하지만, 상상해보세요. 지구를 가득 채우는 어마어마한 공기의 양을 데우는 데 고작 몇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겁니다.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는 지구가 만약 1.5°C 이상 온도가 상승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경고하였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적어도 0.3°C의 마지노선을 지켜내야 합니다. 더 방어적으로 현 1.5°C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기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을까요? 가장 급선무는 주된 원인인 온실 기체 배출량을 줄이고 대기에 잔존하고 있는 온실 기체의 제거입니다. 배출량을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화석연료의 에너지 생산을 중단하고 풍력과 태양열 등 자연을 활용한 에너지의 생산과 사용입니다. 또한 배기관으로 시커먼 매연을 뿜는 자동차가 아닌, 100% 전기로 굴러가는 차량으로 대체하면 됩니다.
대기에 퍼져있는 온실 기체를 제거하는 방법으로는 산림 파괴를 막고 나무를 심고 숲을 점점 넓혀 대기 중에 퍼져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감소시키고 산소의 양을 늘립니다. 울창한 숲은 대기를 정화할 뿐만 아니라 동식물의 종의 다양성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2015년 체결된 파리 협정으로 전 세계는 기후 변화 완화를 위해 노력하며 최대 2°C 상승 이하를 유지하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협정을 완벽히 지키더라도 21세기 말, 지구의 기온은 약 2.7°C 상승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금의 상승 온도인 1.5°C로 유지하려면 2030년까지 온실 기체 배출을 절반으로 감소시켜야 하며, 2050년까지는 온실 기체 배출량을 ‘0’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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