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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분리 수거율은 높지만 재활용률은 왜 낮을까?

대한민국, 분리 수거율은 높지만 재활용률은 왜 낮을까?

 

코로나 이후 배달 음식이 일상이 되어버린 지금, 대부분의 국민들은 분리배출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에 따르면 분리 수거율은 약 84%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은 5%) 그렇다면 재활용률은 어떨까요? 2013년 OECD 조사에 따르면 독일에 이어 한국이 2위였습니다. 2020년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70%였습니다. 통계 주체는 다르지만 각 국가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70%, 유럽은 34.5%, 전 세계 평균은 9%로 보고 있습니다.


OECD 2위와 환경부 자료에서의 70%의 수치로 보았을 때 재활용률은 전혀 낮지 않은데 어째서 낮다고 하냐면 실제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며 10% 내외일 확률이 높기 때문입니다. 환경부는 산업현장에서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기준으로 통계를 내고 있기 때문에 가정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한 재활용률 70%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쓰레기 소각 시 발생하는 열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회수입니다. 에너지 회수기업이 재활용 기업으로 등록되어있기 때문에 재활용 집계에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유럽이나 국제기구에서는 플라스틱 재활용 통계 시 에너지 전환으로 사용되는 것은 재활용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이는 단순 소각으로 취급하며 유럽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에너지 회수 비율이 무려 42%에 달하지만 우리나라와 달리 이를 재활용률로 포함하지 않고 별도 항목에 따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OECD 통계는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의 22%는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쓰레기장에 방치되거나, 해양이나 숲 등에 버려진 것으로 추정하는 누출 쓰레기이지만, 우리나라의 통계에는 누출 쓰레기가 제로입니다. 전국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 산이 버젓이 존재하는데도 통계상에는 0으로 기록된 것은 말이 안 됩니다.

 

이처럼 꼼수로 만들어진 높은 재활용률은 신뢰감을 상실했으며 국가 흐름과는 동떨어진 대한민국의 통계방식에 대한 시스템 개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도 플라스틱의 발생부터 폐기, 재활용까지 전 생애에 걸친 추적과 집계방식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처음 드는 생각은 아마 제대로 된 분리배출을 하지 않아서 일 겁니다. 이는 내용물을 깨끗하게 닦지 않고 버리거나, 포장 비닐을 벗기지 않거나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이렇게 버려진 쓰레기는 선별장에서 사람들이 일일이 다시 걸러내야 하므로 재활용을 지연되게 합니다. 선별장 업무의 포화를 가져와 걸러낼 수 있는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업무의 양과 시간을 이유로 수거한 모든 폐플라스틱을 통째로 소각해버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깨끗하게 배출된 플라스틱까지 재활용할 기회가 사라지게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플라스틱 생산 시 재질에 대한 규제를 거의 하지 않고 있어서입니다. 규제의 장벽이 낮다 보니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의 종류가 다양해지게 되고 어떤 재질이 재활용이 가능한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혼란 때문에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재질을 규제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 가지 이상의 플라스틱 재질로 생산된 복합플라스틱과 폴리스틸렌(PS) 재질의 폐플라스틱 생산을 방치하지 말고 제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규제가 강화된다면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눈에 띄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재활용률이 높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대표적으로 일본과 독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깨끗하지 않은 폐플라스틱도 수거해가지만 일본은 이러한 폐플라스틱은 수거를 하지 않습니다. 종량제봉투를 시행한 이후로 대한민국의 분리배출율이 높아지긴 했으나 분리 배출해야 하는 쓰레기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분리배출은 선별소의 업무를 가중 시키게 됩니다.
독일은 2003년부터 일회용 사용에 대해 굉장히 높은 수준의 보증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페트병에 대한 보증금은 0.25유로(300원)이며, 500ml 생수 가격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이 보증금은 반납 시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주말이면 보증금 환급기에 긴 줄이 생기기도 합니다. 독일 포장시장연구협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재활용할 수 있는 페트병 중 보증금 환급기에서 수거된 페트병이 97%라고 밝혔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분리배출을 국민성에 맡기고 있으나 이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으며 재활용률도 높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독일처럼 보증금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물가 상승으로 인한 반발이 우려되기 때문에 쉽게 추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