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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골칫거리 플라스틱의 역사

지구의 골칫거리 플라스틱의 역사


개발된 지 160년이란 짧은 기간 안에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물질이 되어버린 플라스틱. 누가, 언제, 어떻게 발명하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어쩌다 지구의 골칫거리까지 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당구공의 대체품을 찾다가 발명한 플라스틱(1860년대)
코끼리 상아로 당구공을 만들던 1860년대,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어버린 당구 때문에 코끼리는 멸종위기에 처할 만큼 학살당하고 상아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물질을 찾던 존 웨슬리 하이엇(John Wesley Hyatt)은 셀룰로이드(celluloid)를 발명하게 됩니다. 셀룰로이드는 녹나물에서 추출한 고형분을 이용해서 만든 최초의 천연수지 플라스틱입니다. 하이엇이 개발한 이 물질은 열을 가하면 어떠한 모양으로도 변형이 가능했고 열이 식으면 상아처럼 단단했으며 탄력까지 있는 물질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쉽게 깨지기 때문에 당구공 재료로는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대신 거북이의 껍질이나 코끼리의 상아로 만들어야 했던 머리빗, 피아노 건반, 단추 등의 재료로 사용되어 동물의 학살과 멸종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가격이 대폭 내려갔기 때문에 사람들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대중화와 산업의 부흥을 만들어준 플라스틱(1880년대)
1880년대 이전만 해도 모든 영화는 종이 필름으로 찍었습니다. 종이란 쉽게 찢어지고 부식됩니다. 그렇기에 오랫동안 보관하기 힘들었으며, 상영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1889년 조지 이스트만(George Eastman)은 이런 종이 필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투명 셀룰로이드 필름을 발명했습니다. 플라스틱의 장점인 내구성 때문에 상영은 오랫동안 가능해졌고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최초의 합성수지 플라스틱, 베이클라이트의 발명(1900년대)
미국인 베이클랜드는 전기화학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절연체를 대체할 새로운 물질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참고 문헌을 보던 중 독일의 화학자 아돌프 폰 바이어(Johann Friedrich Wilhelm Adolf von Baeyer)가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반응시키면 나뭇진 같은 것이 생긴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습니다. 베이클랜드는 이 내용을 토대로 페놀과 포름알데히드를 이용해 베이클라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베이클라이트는 천연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최초의 합성수지 플라스틱으로 매우 단단하고 절연성이 있으며 썩지 않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첨가물을 혼합하면 다양한 특성의 재료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열과 압력으로 모양을 만든 후에는 다시 열을 가해도 모양이 변하지 않는 열경화성이었으며 값싸고 내구성도 뛰어났기에 베이클라이트는 다양한 전자제품에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플라스틱, 폴리에틸렌의 발견(1930년대)
폴리에틸렌은 상용화되기 전까지 여러 번에 걸쳐 발견되었습니다. 처음 폴리에틸렌을 발견한 사람은 독일의 한스 폰 페치만(Hans von Pechmann)으로 그는 한 실험에서 튜브에 남겨진 밀랍 성분의 잔여물을 발견하였습니다. 잔여 물질은 가변성을 가지고 있어서 얇은 필름 같은 형태로 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되었지만 실제로 개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1933년, 영국 임페리얼화학공업사(ICI)의 에릭 포셋(Eric William Fawcett)과 레지널드 깁슨(Reginald Gibson)이 실험을 하던 중 우연히 이 물질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이는 두 번째 발견이었습니다.
이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가장 광범위하고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으로 포장용 비닐봉지, 플라스틱 음료수병, 전선의 피복 재료 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폴리에틸렌은 저밀도와 고밀도로 나뉘는데 고밀도는 1953년 독일의 칼 치글러(Karl Waldemar Ziegler)가 발견하게 되며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저밀도보다 더 단단하고 높은 온도에서도 강해 연료탱크나 파이프 등 딱딱하고 중량이 있는 제품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만든 생활 수준의 상승(1940년대)
1944년, 베이클라이트는 폴리에틸렌 비닐을 대규모로 생산하여 포장과 운송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1946년, 얼 타파(Earl Tupper)는 당시 특유의 냄새가 나던 플라스틱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냄새를 제거하고 내구성과 심미성을 개선한 가정용 플라스틱을 개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가정에서도 음식의 위생적인 보관이 용이하게 되었으며 음식물 쓰레기의 양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또한 통조림 캔, 멸균 팩의 내부에도 플라스틱을 코팅 처리해 식품을 보다 오래 보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48년 미국 콜롬비아사에서는 플라스틱 비닐 LP판을 개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저렴한 비용으로 레코딩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사람이 라이브가 아니어도 좋은 음질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구를 넘어 우주로 간 플라스틱(1960년대)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에는 닐 암스트롱, 에드위 올드린 주니어, 마이클 콜린스 총 3명이 있었습니다. 그중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달에 약 21시간 체류하면서 표본을 채취하였는데 이때 착용한 우주복 또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우주복은 폴리에틸렌계를 비롯한 21가지의 다양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혹독한 추위와 방사능으로부터 우주인을 지키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기후 위기, 지구를 위협하는 플라스틱(21세기)
지금까지 플라스틱은 인류에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었습니다. 플라스틱의 발명은 사람들의 생활 수준을 올려놓고 산업의 놀라운 발전을 이룰 수 있는 기초적인 물질로써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지만 빛에는 그림자가 언제나 따라오듯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플라스틱의 가장 큰 장점인 내구성은 자연에 변화를 일으키고 동식물의 생태계를 위협합니다. 게다가 사람의 건강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쌓인 거대한 산들과 부식된 조각으로 만들어지는 미세한 플라스틱,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그물망. 풍요와 맞바꾼 이 거대한 문제를 현재의 인류는 해결하기 위해 꾸준한 관심과 여러 방면의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썩기를 기다리기보다 재활용하자는 물결이 일어나 리사이클링 제품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